'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 2002)' 여자가 남자를 떠날 때


달리기를 하다가, 팔과 다리에 크나큰 영광의 상처를 얻었습니다. 지금도 아파서 고생 중입니다. 어릴 적에는 많이도 넘어졌었는데, 이렇게 나이들어서(!) 넘어져 다쳐보긴 처음입니다. 어릴 적에는 피가나면, 무조건 울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피가나도 울지 않으니 얼마나 대견합니까! ^^;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어쩌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에 익숙해져 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기에 울지 못하기도 하지만, 아픔이 그전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 것도 같기도 하네요. (아프긴 한데.. )


어떤 아픔이 가장 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얼마 전 2번이나 봤던 영화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영화 속에서 삶에 크나큰 변화와 아픔을 맞게 되는 여인 캐시(줄리안 무어)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견뎌내는 사랑도 봤습니다.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집, 잘 나가는 남편을 갖고 있어 남들이 너무도 부러워하는 미인 캐시(줄리안 무어)에게 하루 아침에 남편이 동성애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집니다. 남편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남편은 그녀를 거부합니다. 그때 그녀에게 또 다른 세계를 가진 레이몬드(데니스 헤이스버트)가 등장합니다. 그는 그녀의 정원을 돌보는 정원사이며, 흑인입니다. 1950년대 그 지역에서는 흑인과의 대화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시대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아픔을 레이몬드에게 고백합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것을 남에게 털어놓으면 좀 편안해 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러나 그런 가슴 깊은 곳의 아픔을 얘기하게 되면 결코 남이 될 수 없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아픔은 또 다른 사랑으로 극복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보통 몸이 아픈 건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안아픈데, 마음이 아픈 건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면 아플 때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그 아픔이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또 다른 아픔이 찾아오면 언제나 그것이 가장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는 사랑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지금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 것 같다고.. 그러나 사랑이 올 때 마다 매번 그렇다고(?!)…

가장 아프거나 가장 사랑하는 건 매번 갱신(!) 되는 건가?

비가 많이 내리던 며칠 전 차에서 들은 노래가 생각납니다. ‘여자가 남자를 떠날 때’라는 박지윤의 곡. 헤어짐이란 아픔이 가장 오래 가는 것 같아서 이 곡이 듣고 싶어졌습니다. 헤어지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미소를 보여준다며 노래합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이미 몸이 헤어지기 전에 마음은 헤어진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마음은 헤어질 수 없는데, 어떻게 미소를 머금을 수 있을지…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서 헤어진다는 말은 정말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라 하기엔 나약한 모습이겠지만…

모두들 열심히 자신의 일에 충실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