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홈즈'의 시리즈에서 셜록과 왓슨의 매력은 치밀하게 진지한 셜록과 그를 좀더 여유롭게 지켜보는 왓슨이 있기 때문이다. 긴장감과 여유, 그러면서 약간의 코믹이란 요소는 추리물의 주요 요소다.
이런 추리물에 코믹을 주는 '허당 주인공'이 가미되면 스토리가 진행되는 순간순간 기발함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추리물이 된다. 기본 추리의 스토리는 탄탄해야함은 물론 기본이다.
그런 느낌이 들게 할 것 같은 영화가 바로 '보안관'(김형주 감독)이다. 우선 전직 형사 역이면서 오지랖을 가진 이성민, 그의 처남으로 나오는 김성균, 그리고 그들이 수사 대상이 되는 조진웅이라는 배우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믿을 만한 영화다.
그러고 보면, 2015년에는 전설의 형사, 식인상어라 불리던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와 파워블로거인 강대만(권상우 분)이 벌이던 어리버리 수사극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이 있었다.
수사에서는 강력한 형사의 모습을 보였던 성동일이 집에서는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이는 반전은 웃을 던지기도 했고, 온라인에서 추리력을 인정받는 파워블로거 권상우는 집에서는 아내에게 매번 혼나는 어리버리 남편이었다.
작년에는 대한민국과 북한의 형사가 합동 수사를 펼치는 영화 '공조'가 있었다. 북한 형사역의 현빈은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고, 정직 중인 생계형 남한 형사 역에 유해진은 극중 웃음을 담당하면서 새로운 형사물을 보여줬었다.
한참, '공공의 적'과 비교되면서 나온 2008년 영화 '강철중:공공의 적 1-1'. 이 영화는 강력반 꼴통형사에 설경구, 그의 적인 정재영 카리스마가 폭발했던 영화다. 영화 '강철중'은 진흙탕 싸움을 즐기는 형사, 잡초 근성의 형사가 한국 형사를 보여줬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였다. 진짜 정통의 경찰영화?!
정통 경찰영화라고 하니, 갑자기 떠오른 엄청 오래된 정통 형사물, 바로 1999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장면이 떠오른다. 이 영화 속 비 속 전투 장면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오마주 했을 만큼 명장면으로 남은 작품이다. 영화 내용보다 이 장면만 떠오르는 영화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에는 박중훈, 안성기, 장동건, 최지우 등의 대표급 배우들이 나왔던 영화다. 정말 오래된 형사물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형사물들 속에서 오랜만에 대한 기대를 해보게 되는 영화 '보안관'.
과잉 수사로 형사직을 내려놓고 낙향한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 분)는 보안관을 자처하며 바다만큼 드넓은 오지랖으로 고향 기장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평화롭던 동네에 비치타운 건설을 위해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 분)이 서울에서 내려온다. 그 시기에 인근 해운대에 마약이 돌기 시작한다.
종진의 행보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대호는 그를 마약사범으로 의심하고, 처남 덕만(김성균 분)을 조수로 세우며 수사에 나서지만, 자신을 보안관으로 인정하며 쏠리던 민심은 돈 많고 세련된 종진에게로 옮겨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고 봐라,
이래 당하고만 있겠나.
게임은 인자(이제) 시작이다!"
김형주 감독은 의심을 품기 시작한 전직 형사 역의 이성민을 두고 야구로 치면 '묵직한 직구'라 생각된다고 했다. 그리고 콤비를 이루는 조진웅에 대해서는 '다채로운 변화구 같은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이성민과 조진웅의 연기력에, 감초처럼 맛을 더해줄 김성균도 등장하는 영화 '보안관'.
사건 사고가 많은 지금 같은 시기 정말 우리동네 보안관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오지랖이 넓은 이들이 많아진다면 어떤 범죄도 금방 잡힐 것 같은 그런 생각?!
통념을 깬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 '미생'의 이성민, '시그널'의 조진웅, '응답하라 1994'의 김성균. 이 세 배우가 액션과 리액션, 주고 받는 호흡은 어떨까? 코미디 장르의 영화 '보안관'에서 보여줄 케미가 기대된다.
모두가 안심할 때 혼자서 의심하고 시키지 않아도 동네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불굴의 오지랖으로 무장한 '보안관' 이성민. 고요한 동네에 태풍처럼 등장해 파란을 일으키는 사업가로 보안관의 '나 홀로 의심'의 타겟이 되는, 어느 모로 봐도 보안관과 대조되는 도시형 사업가 조진웅. 그리고 보안관 집에 얹혀사는 처남으로, 피는 안 섞였지만 의리와 우정으로 그의 좌충우돌 수사를 보좌하며 웃음을 담당한 김성균까지.
영화 '보안관'이 기대되는 건 이 배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연기 정말 잘 하는 배우들이 함께 할 때 어떤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는지, '클라스'가 다른 영화로 등장해주길 기대한다. 개봉 5월 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