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영화의 부흥기를 이끌며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이 오는 6월 첫 내한한다.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6월 1일부터 7일까지 개최되는 국내 유일의 아랍권 영화제인 제6회 아랍영화제에 참석해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아랍영화제는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 초청을 확정, 최신작 상영과 함께 마스터 클래스를 열어 아랍영화의 거장과 한국 관객이 직접 소통하는 특별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저널리스트 출신 사회파 감독 유스리 나스랄라 정치적인 동시에 감각적 영화로 국제무대에서 활약, 동료 감독 구명 운동으로 수감되기도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30여년간 이집트의 사회 변화를 영화로 표현하며 아랍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반열에 올랐다. 이집트 카이로 출생으로 대학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공부한 뒤에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한 바 있는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1981년, 빔 벤더스와 함께 뉴저먼 시네마를 이끈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 이집트 국민감독 유세프 샤힌의 작품에 참여하며 영화 경력을 시작했다.
데뷔작 <여름 도둑>(1987)으로 이집트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유스리 나스랄라는 이후 <엘 메디나>(1999)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태양의 문>(2004)으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유세프 샤힌과 함께 이집트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약해 아랍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집트 민주화를 위해 정치적으로 굵직한 목소리를 내온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구속되자 그에 대항하는 투쟁을 벌이다 2010년 수감되기도 했다.
이집트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쓴 상징적 인물인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데뷔 이후 정치적인 동시에 감각적인 영화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 제6회 아랍영화제는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감독이 직접 추천한 감독의 신작 3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 격동기 담은 신작 3편 음식, 섹스, 사랑, 자유 등 일상 통해 아랍의 새로운 여성상 재현
베니스국제영화제 및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인 <세헤라자데, 내게 말해줘>(2009)는 중동지역의 설화 <천일야화>의 여주인공인 '세헤라자데'를 현대적 캐릭터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기존 영화가 여성 배우를 표현하는 방식을 거부하고 보다 현실적이며 사회 참여적인 새로운 아랍의 여성상을 영화에서 제시한다. 2012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혁명 이후>는 이집트 무라바크 정권 이후 혼란한 사회와 정치적 갈등을 젊은 남녀의 관계를 중심으로 묘사했다.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을 통해 이집트 사회 현실을 극사실적인 드라마로 표현했으며 영화의 장면이 실제 이집트의 시위 현장에서 촬영돼 화제를 일으켰다. 감독의 최신작이자 지난해 로카르노영화제 국제경쟁부문 후보에 올랐던 <냇물과 들판, 사랑스런 얼굴들>은 시골 마을의 작은 결혼식에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다. 아랍의 음식, 결혼 문화 등 일상적 소재를 다룬 이 영화에는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의 주특기인 체제 비판적 시각이 깃들어 있다.
지난해부터 아랍 거장을 소개하는 마스터 클래스를 신설, 알제리의 메르작 알루아슈 감독을 초청해 관객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던 아랍영화제는 올해도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거장 감독의 특별한 작품을 소개한다. '아랍의 켄 로치'로 불리며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아랍영화의 위상을 드러낸 사회파 감독 유스리 나스랄라와의 만남에 국내 관객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제6회 아랍영화제는 오는 6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부산에서 7일간 개최되며, 올해부터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도 사흘간(6.2-4) 열릴 예정이다. 모든 상영 및 행사는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